교화25시 _ 군종교구

마음공부 하는 신선한 종교,
원불교가 떴다


취재-강법진 기자


육군훈련소 원불교강당은 오늘도 만원이다. 예회를 보러 온 장병들로 1,200석을 다 채우고도 모자라 200여 명이 바닥에 앉아야만 했다. 그럼에도 기꺼이 원불교를 찾아오는 장병들, 이유인즉 ‘마음공부하는 신선한 종교’에 대한 끌림, 궁금증이란다.
그들을 위한 보너스, ‘초코파이’ 외 간식도 당연 한 몫을 한다. 이날도 2단 줄넘기 60회를 기록한 한 장병이 혼자서 초코파이 다섯 상자를 타갔다. 이렇다보니 매주 법회 때마다 이들에게 나눠주는 간식비만해도 장난이 아니다. 하지만 괜찮다. 낯설기만 했던 종교, 원불교가 그들의 마음속에 서서히 스며들고 있으니 말이다.
양제우 교구장은 “원불교가 군종(병적편입대상 종교)으로 승인된 건 2006년 3월, 불과 5년밖에 안 됐다.”며, 사람들은 1%의 기적이라 말하지만, 31년이 넘는 세월을 계란으로 바위 치듯 끊임없이 도전해온 선진님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한다.
특히 2009년, 두 전직 대통령의 국장·국민장에 4대종교로서 원불교가 참여했던 게 큰 힘이 되었다는데…. “군종승인은 되었지만, 기독교·천주교·불교만이 공존했던 군사회에 원불교가 들어와 오랜 전통을 깨고, 안정된 체제에 합류하려한다는 게 말 그대로 경계대상이었던 거죠. 그런데 국장을 치루고 나니 군간부들부터 달라지더라고요.”
거대한 장벽이 일순간 무너졌다고나 할까. 이후 전국적으로 군예회 출석수나 입교수가 현저히 증가했다.



못자리판 만들기는 이제 끝났다
박정관 사무국장은 “군교화를 위한 중요거점에 발판은 다 놓였다.”며, 이제야 한숨을 돌린다. 그들에게 군종교구 4년은 교화거점을 마련하기 위한 기나긴 행군이나 다름없었다.
그럼 군종교구 현황은 어떨까?


우선 부대 내 법당을 가지고 있는 곳으로는 논산훈련소를 시작으로 부사관학교, 계룡대, 5사단, 53사단(신축 중)이 있고, 그 외 민간성직자가 교화하는 곳으로는 상무대와 육군사관학교, 강원도 김화·철원·홍천·인제교당, 태안·문장·불목·여수·화순·남원·양평·청주·울산·언양교당, 그리고 영천3사관학교·39사단 등이 있다.






특히 지난 10월 삼군(육·해·공)본부가 있는 ‘계룡대교당’ 봉불식은 군교화를 담당하는 교무들에게 자긍심을 일깨워주는 계기도 됐지만, 교단사적으로도 의미가 컸던 것.
계룡대는 원불교에 유서 깊은 땅이다. 정산 종사의 부촉(원기46년)으로 대산 종사가 다년간 그곳에 머물며 수많은 인재를 배출한 곳이기 때문. 교단의 정신이 살아 숨쉬는 곳, ‘불종불박(佛宗佛朴)’ 미륵불의 꿈을 품었던 곳. 아쉽게도 계룡대가 들어서면서 잠시 비켜주어야 했지만, 20년 후 다시 찾아 봉불식을 갖게 된 것이다. 그래서 군종교구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예회 후 ‘옛 신도안터 걷기’를 마련했다.

 


 

저작권자 © 월간원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