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임병학 교수·원광대학교 동양대학원 선천과 후천은 후천개벽(後天開闢)과 연계되면서 한국 신종교의 핵심 사상으로 자리하고 있다. 원불교의 핵심 경전인 『정전』이나 『대종경』에서는 선천과 후천에 대한 말씀을 찾을 수 없다. 다만 『대종경』 변의품에서 제자의 질문에 ‘후천개벽’이라는 말이 나오고, 대종사님은 대답에서 ‘그럴듯하니라’라 하셨다. 『대종경선외록』에서는 같은 질문에 ‘근가(近可) 하니라’라 하여, 옳음에 가깝다고 하였다. 이에 선천과 후천의 문제를 생각해보고자 한다. 선천 음(陰)과 후천 양(陽)『대종경선외록』 제10. 도
글. 임병학 교수·원광대학교 동양대학원 36과 문왕팔괘도(文王八卦圖)·구궁도(九宮圖)지난 호에서 36(三十六)은 하늘의 작용인 용구(用九)에 기본 작용인 사상(四象)을 곱한 수임을 알 수 있었다. 용구(用九)는 낙서(洛書)의 체십용구(體十用九)에 근거를 둔 것으로, 『주역』의 문왕팔괘도(文王八卦圖)와 구궁도(九宮圖)의 이치와 만나게 된다. 낙서(洛書)와 문왕팔괘도는 1에서 9까지의 수로 구성되어 있으며, 왼쪽에서부터 보면, 2-9-4, 7-5-3, 6-1-8이다. 가로와 세로, 그리고 대각선으로 합하면, 모두 15가 되는 ‘3×3
글. 임병학 교수·원광대학교 동양대학원 2024년은 원기 109년으로 교단 제4대(代)를 시작하는 해이다. 교단의 제1대는 36년을 기준으로 하는데, 36(三十六)의 역학적(易學的) 의미를 2회에 걸쳐 생각해보고자 한다. ‘법의 대전과 창립 한도’에서는 “원기 3년(1918·戊午) 10월에 대종사 새 회상의 창립 한도를 발표하시니, 앞으로 회상의 대수(代數)는 기원 연수(紀元年數)로 구분하되, 매대(每代)를 36년으로 하고, 창립 제일대(第一代) 36년은 이를 다시 3회(回)로 나누어, 제1회 12년은 교단 창립의 정
갑진년(甲辰年)과 청룡(靑龍)2024년 새해는 갑진년으로 용(龍)의 해이다. 에서 표현된 용을 찾아보고, 철학적 의미를 생각해보고자 한다.먼저 천간(天干)에서 갑(甲)은 수(數)로는 삼(三)으로, 3과 8은 목(木)이고 동방이기 때문에 갑진년을 청룡(靑龍)의 해라고 부르는 것이다. 청룡은 천문(天文)의 28수(宿)에서 동방 7수의 별자리를 말하고, 사신사(四神砂)인 좌청룡(左靑龍), 우백호(右白虎), 남주작, 북현무에서 동방을 담당하고 있다. 28수의 별자리는 의 첫 조단과 훈련에서 “9인으로 1단을 삼고,
글. 임병학 교수·원광대학교 동양대학원 이번 호에는 이춘풍(李春風, 1876~1930) 선진의 유고집인 『산중풍경(山中風景)』에 있는 「대원도 후설(大圓圖 後說)」의 의미를 생각해보고자 한다. 「대원도 후설」은 『산중풍경』 중간에 기록된 것으로, 1923년(원기 8) 4월에 작성된 것이다. 「대원도 후설」이라는 이름은 ‘큰 원 그림의 뒤 설명’으로 직역되지만, ‘위대한 일원상의 진리 그림의 뒤에 붙이는 설명’으로 이해할 수 있다. 먼저 「대원도 후설」의 첫 문장을 보면, “선천(先天)은 하도(河圖)를 형상하여 복희씨(伏羲氏)가 비로
글. 임병학 교수·원광대학교 동양대학원 이번 호에서는 소태산 대종사님의 도덕(道德)에서 덕(德)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덕(德)은 은혜(恩惠)이다 인도품 제2장에서는 “덕(德)이라 하는 것은 쉽게 말하자면 어느 곳 어느 일을 막론하고 오직 은혜가 나타나는 것을 이름이니, 하늘이 도를 행하면 하늘의 은혜가 나타나고, 땅이 도를 행하면 땅의 은혜가 나타나고, 사람이 도를 행하면 사람의 은혜가 나타나서, 천만가지 도를 따라 천만 가지 덕이 화하나니라”하여, 덕은 곧 은혜로 말씀하고 있다. 은혜는 천지은, 부모은, 동포은, 법률은의
글. 임병학 교수·원광대학교 동양대학원 지난 8월호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도(道)의 구체적인 내용인 ‘사람이 살아가는 오륜(五倫)’을 살펴보고자 한다. 인도품 제1장에 ‘부모·자녀 사이에는 부모·자녀의 행할 바 길이 있고, 상·하 사이에는 상·하의 행할 바 길이 있고, 부부 사이에는 부부의 행할 바 길이 있고, 붕우 사이에는 붕우의 행할 바 길이 있고, 동포 사이에는 동포의 행할 바 길이 있으며, 그와 같이 사사물물을 접응할 때마다 각각 당연한 길이 있나니, 어느 곳을 막론하고 오직 이 당연한 길을 아는 사람은 곧 도를 아
글. 임병학 교수·원광대학교 동양대학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루마니아 소설가 콘스탄틴 버질 게오르규(Constantin Virgil Gheorghiu, 1916~1992)는 ‘한국의 국기는 유일한 것으로 어느 나라 국기와도 닮지 않았다. 거기에는 세계 모든 철학이 요약돼 있다. 우주의 대질서, 인간의 조건, 살아 있고 죽어 있는 모든 것의 운명이 그려져 있다’라고 해 태극기에 함의된 진리성을 직관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태극기의 연원태극기는 『주역』 「설괘(說卦)」 제3장에서 밝힌 복희팔괘도(伏羲八卦圖)에 연원을 두고 있다. 2500
도와 덕은 체용의 관계이번 호에서는 도덕(道德)에서 도(道)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제4 인도품에서는 ‘도덕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은 반드시 먼저 도의 원리를 알아야 할 것이며, 도의 원리를 안 이상에는 또한 정성스럽게 항상 덕을 닦아야 할 것이니, 그러한다면 누구를 막론하고 점점 도를 통하고 덕을 얻으리라’하여, 도덕을 도(道)와 덕(德)으로 나누어 밝히고 있다. 도덕은 하나의 개념이자 도와 덕으로 구분된다. 도덕은 근본적으로 천지(天地) 신명(神明)의 도덕으로, 천지의 도(道)와 신명의 덕(德)이며, 또 천지의 도덕
글. 임병학 교수·원광대학교 동양대학원원불교 경전 법문집에 도덕(道德)을 검색해 보면, 에 4회, 에 32회, 에 32회, 에 37회 등 105회이고, 이 외의 것을 합치면 총 302회가 검색된다. ‘일원상’은 128회로 도덕을 2배 이상 언급했다. 서품에서는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이제는 우리가 배울 바도 부처님의 도덕이요, 후진을 가르칠 바도 부처님의 도덕이니, 그대들은 먼저 이 불법의 대의를 연구해서 그 진리를 깨치는 데에 노력하라’”고 하여, 불법의 대의는 부처님의 도덕
소태산철학은 불법(佛法)에 연원을 두고, 유·불·도(儒佛道) 삼교를 회통한 종교철학이다. 과 에는 ‘그 불법을 활용함으로써 개인·가정·사회·국가에 도움을 주는 유용한 사람이 되자는 것이며’ 등 국가(國家)에 대한 말씀이 많이 나오고 있다. 사은(四恩)의 동포은에서는 ‘국가와 국가끼리 평화하여 결국 상상하지 못할 이상의 세계’라 하고, 법률은에서는 ‘국가에 있어서 국가 다스리는 법률과~, 국가에 비치면 국가가 도움을 얻을 것이요’라 하였다. 또 사요(四要)의 자력양성에서는 ‘가정이나 국가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글. 임병학 교수·원광대학교 동양대학원 상·중·하근기 소태산철학 세 번째 이야기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가고자 한다. 신성품(信誠品)에서는 사람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대종사 말씀하시기를 ‘모든 공부인의 근기(根機)가 천층만층으로 다르나 대체로 그를 상·중·하 세 근기로 구분하나니, 상근기는 정법을 보고 들을 때에 바로 판단과 신심이 생겨나서 모든 공부를 자신하고 행하는 근기요, 중근기는 자세히 아는 것도 없고 혹은 모르지도 아니하여 항상 의심을 풀지 못하고 법과 스승을 저울질하는 근기요, 하근기는 사(邪)와 정(
글. 임병학 교수·원광대학교 동양대학원 영혼·기식·육신 철학의 철(哲)은 ‘지인즉철(知人則哲)’로, 사람을 아는 지인(知人)의 학문이다. 우리는 사람을 안다고 할 때, 사람의 무엇을 아는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수행편에서는 ‘영육쌍전법(靈肉雙全法)’이라 하고, 에서는 “나는 영육쌍전의 견지에서 육신에 관한 의·식·주 3건과 정신에 관한 일심·알음알이·실행의 3건을 합하여 육대 강령이라고도 하나니”라고 하여, 사람은 영(靈)과 육(肉)의 존재임을 논하고 있다.특히 천도품 13장에서 사람을 다음과 같이 밝히
글. 임병학 교수·원광대학교 동양대학원 소태산철학(少太山哲學)을 시작하면서, 기본적인 물음인 철학(哲學) 의 의미를 생각해보고자 한다. 철학은 밝을 철(哲)과 배울 학(學)으로, 밝은 학문이라는 문자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람을 아는 것우리는 처음부터 ‘철학’을 사용하지 않았고, 서양의 ‘philosophy’를 번역하면서 시작되었다. philosophy는 philos(사랑)와 sophia(지혜)가 합해진 것으로, ‘지혜를 사랑하는 학문’이라는 뜻으로 전해졌다. 동양에서는 전통적으로 도학(道學)이나 이학(理學)이라 하여, 성리학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