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우제훈 교무 때때로 전화기가 울린다. 모르는 번호를 받아보면 대부분 광고 전화이기도 하지만, 나는 늘 모르는 번호에 마음이 설렌다. 혹여 그 누군가가 아닐는지.오늘도 전화가 울린다. 그 누군가이다. 한 번은 스님이 되고 싶다는 고등학생의 전화를 받고, 반가운 마음에 약속 시간을 잡고 교당에서 기다리니 오지 않는다. 뜬구름이다. 또 어느 날은 교회만 다니던 조카가 갑자기 자신은 절에 다니는 사람이니 절에 가고 싶다고 난리를 친다는 전화도 있었다. 정토의 도움으로 병원에 먼저 가보고 나서 다시 연락하자고 했지만 역시나 연락은 없었
오두산 통일전망대~ 고성 통일전망대, 400㎞ 순례 원불교, 개신교, 불교, 천주교 4대 종단 종교인들이 21박 22일의 ‘DMZ(비무장지대) 생명평화순례’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4대 종단 종교인들은 2월 29일부터 3월 21일까지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400㎞에 달하는 순례길을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며 한 걸음씩 내디뎠다. 원불교에서는 평화 마라토너로 알려진 강명구 교도(중곡교당)와 김태원 교도(풍암교당)가 순례단과 함께했다. 특히 강명구 교도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2023년 제주에서 바티칸까지 313일 동
“복잡한 생각이 놓아지고 일심이 되니, 마음이 편안해요.” 법회 후 진행되는 만다라 명상 시간. 이정선 교도는 도안에 색을 칠하며 명상이 절로 된다고 말한다. 완성한 만다라에 떠오르는 법문 한 구절을 적어본다. ‘무시선 무처선, 일일시시로 자기가 자기를 가르칠 것이요.’ 이원윤 교도는 우리교당 교무님을 그렸다며 소녀처럼 웃어 보인다. 오늘도 잠실교당(정도연 주임교무, 박예성 보좌교무)은 다양한 동아리 활동으로 고요한 한 마음을 찾으며 순간 속에 영원을 채워가는 중이다. 보따리를 어떻게 비울까?잠실교당은 원불교 서울교화 100년에 ‘
‘음식’에는 힘이 있다. 난 맛있는 걸 먹으면 정말 행복해지는데,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먹는 음식은 더할 나위가 없다. 같이 밥을 먹으면 뭔가 더 가까워진 것 같은 기분도 든다. ‘가족’을 또 다른 말로 ‘식구(食口)’라고도 한다. 식구는 ‘한집에 살면서 끼니를 함께 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난 밥을 한 끼 같이 먹으면 괜히 소소한 정이 드는 것 같다. 음식 중에서도, 외식보다는 정성이 듬뿍 들어간 음식이 최고다. 마음에 콕 박힌! 생각나는 ‘밥상’이 우리네 마음속에 한두 개씩은 존재할 것이다. 나 또한 기억나는 음식들이 몇 가
제주에 와서 ‘뭐가 제일 힘들었냐’고 물어온다면! 단연 운전을 꼽고 싶다. 나는 매주 아이들 차량 운행을 나가고 있다. 일요일 오전 10시 30분 법회를 위해 8시 50분경 채비를 하고 교당을 나선다. 동쪽 함덕을 향해 달려 작은 어촌마을에서 학생 둘을 태우고 제주 시내로 나오는 길목에서 아이들을 차례로 태운다. 일요일이면 왕복 3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을 차 안에서 보내고 있다. 매월 제주국제훈련원에서 진행하는 청소년 캠프라도 가려면 동쪽 함덕에서 서쪽 애월까지 달려야 하니 왕복 운전은 4시간을 훌쩍 넘어버린다. 또한 제주도는 운전
글. 우제훈 교무 프레즈노는 캘리포니아의 중간 지역에 동쪽으로 요세미티 국립공원과 세콰이어·킹스캐년 국립공원이 있는 경치 좋고 한적한 도시이다. 물론 인구는 약 70만 명이나 되는 도시이다. 그곳에 멋지게 지어진 프레즈노교당에서 교화를 하고 있다. 30여 명의 현지인 예비교도들이 있건만 다 모인 적도, 또한 서로서로 얼굴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오늘도 새로운 현지인과 함께 명상 법회를 보게 된다. 방석을 깔고 앉아, 염불 15분에 좌선 30분으로 이어지는 명상을 현지인 예비교도들은 곧잘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설교 후, 문답감정
장병들의 감·사·잘·함 군 장병들이 현재 가장 고민하고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일까? 장병들에게서 “입대로 사회생활은 잠시 멈췄지만 이곳에서 내적으로 발전하고 성장하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답이 돌아온다. “군대에서 ‘앞으로 내가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할 것인가?’ 진솔하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원불교 예회는 그 답을 찾기 위한 성장의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철책 최전방, 철원 GOP 안 백골혜산진교당(2012년), 진백골교당(2014년)과 신병교육대에서 마음공부로 성장하고 있는 3사단 장병들의 이야기다. 특히 올해 3월에
정산 종사(송규, 원불교 2대 종법사)의 탄생, 구도지인 경북 성주. 어린 시절 기도를 올렸다는 달마산 달뫼바위와 장군바위에 오르는 산길엔 진달래가 개화를 기다리고 있다. 진달래(眞達來). 진리에 통달하여 자연히 온다는 의미처럼 성주엔 진리를 깨달은 성자의 혼이 가득하다. 성주훈련원(교육연수원) 신축불사를 앞두고 성역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성주성지(김석기 교무, 손장성 교무). 19세 출가 후 한 번도 고향인 성주를 가지 못할 정도로 교단의 기틀을 세우는데 여념이 없었던 정산 종사는 열반 전 이곳을 매우 그리워했다고 한다.
글. 이명정 교무 첫 교당 교화의 설렘의 시간이 흘러 4년째 접어들었다. 이제 어느 정도 교당 교화에 익숙해지고 특별한 노력 없이도 많은 부분들이 순조롭게 진행이 되는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생각이 들 즈음에, 한 선배 교무를 만나게 되었다. 그 선배는 내게 “이제는 뭐든 해봐야 할 때지. 배우고 준비할 때는 아니다”는 말을 해주었다. 작년부터 미주동부교구 청교협 회장을 맡게 되고, 또 교도들과 공부하면서 문답감정을 해야 하는 상황도 점점 늘어가고 있다. 외부 활동 기회가 많이 생기고 여러 가지로 교화 선상에서 뭔가 이제는 적극적으로
작년 10월경 제주교당 독경대회가 있었다. 단별로 ‘참회문’을 암송하기로 하고, 참회문을 절반으로 나눠 두 단이 한 팀이 되어 앞부분과 뒷부분을 연습했다. 독경대회를 준비하는 기간 내내 교당 곳곳에서 단별로 독경 연습을 하는 목탁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독경 연습으로 교당은 후끈 달아올랐고, 독경 삼매에 빠져든 교도님들을 보고 있으면 나도 절로 공부심이 챙겨졌다. 일반법회 행사지만, 나도 행사에 동참해야겠다는 마음이 났다. 제주교당 청소년 법회에 나오는 아이들은 3세부터 15세까지 다양하다. 그중에는 교당을 오래 다닌 친구들도 있지만
“교당창립 100년 기념사업은 공부와 교화를 추어 잡아 다시 시작하자는 결사의 의미가 큽니다.”원기 9년 3월 30일 경성길에 오른 소태산 대종사. 이후 원기 28년 열반한 해까지 19년 동안 경성에 다녀간 횟수만 100여회. 서울은 최초 지방 교화지이며, 최초 신축교당이 설립된 곳으로 역사와 전통이 깊은 곳이다. 올해 교당창립 100년을 맞이한 서울교당은 고령화 시대, 종교인구 감소라는 위기감 속에서 교단의 정통성을 지켜나가면서도 젊음의 기운으로 밝은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희망은 원대하게, 계획은 현실 있게교당창립100년기념위원
“참~ 반갑습니다.”전국 교당과 기관의 부임법회가 열린 1월 14일. 일찍부터 법당 앞에서 교도를 맞는 교무의 얼굴에 기대와 설렘이 담긴다. “○타원 님이시죠? 반갑습니다.” 교무가 교화단 사진과 이름을 연결하며 교도들과 인사한다. 교도들도 새로 부임한 교무와 합장 인사하며 앞으로 함께 공부하고 교화할 기대감을 나타낸다. “반갑습니다”란 개회 인사가 어느 때보다 새로이 와 닿는 1월 둘째 주 부임 봉고 및 법회다. ‘우리 교무님은 어떤 분일까, 앞으로 어떻게 교화하실까?’란 교도들의 기대와 궁금함은 잠시 후 부임 인사에서 살짝 풀린
“김로아를 부르면~?” 하고 물으면 “네네 교무님!” 이라고 야무지게 답하는 우리 로아는 제주교당의 마스코트! 만 3세 어린이다. 로아가 교당에 뜨면, 그 곳엔 웃음꽃과 행복꽃이 핀다. 교당에 오고 가는 모든 인연들이 모두 로아를 사랑하고 아껴준다. 올해 초, 처음 부임해 로아를 만났을 땐 로아가 낯을 많이 가려 목소리와 행동이 큰 나를 무서워했다. 그러나 하루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우리 로아는 제주교당 청소년 법회 최연소자로 내게 정말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로아는 3대가 함께 교당에 다니고 있다. 할아버지는 제주남원교당 김성국
글. 이명정 교무 초등학교 때 해마다 새 학기가 되면 아버지께서 교과서 표지를 달력으로 싸 주셨다. 새 학기에 새 마음으로 공부를 열심히 하라는 아버지의 사랑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새 공책에 새 연필, 새로운 학용품을 준비하는데 굉장히 설레었다. 그 작은 설렘으로 새해를 맞이하며 살아오다가 이렇게 나이 마흔을 훌쩍 넘기게 되었다. 어렸을 때 느꼈던 그 설렘이 점점 사라져 가고, 기관근무(원달마 센터)만 11년째 해 오던 내 삶에 다시금 그 설렘이 찾아왔다. 교당 교화! 코로나19가 한창인 시절이라 부담스럽고 힘든 시작이었다. 하지만
교화 현장에 임할 신규 교무, 20명 배출 총부 원음각 종이 울리고, 20명의 출가서원자들이 원불교대학원대학교를 출발한다. 전무출신을 서원하고 원불교학과와 대학원 과정을 공부해 온 출가서원자들. 영모전과 대종사성탑, 정산종사성탑, 대산종사성탑을 참배하며 다시 한 번 서원을 다진 이들이 불단에 올랐다. 교단 제4대의 문을 열 새 전무출신 탄생의 순간. 원기108년 12월 8일 중앙총부 반백년기념관에는 20명(교화직 16명, 기간제 2명, 전문직 1명, 봉공직 1명)이 합독하는 ‘전무출신의 도’가 울려 퍼졌다. 이날 출가서원식에서 전산
“행복하고 즐거운 기억들을 잊어버릴까봐 그날 일기에 기재했어요.” 원로교도들의 그날의 일기에는 성주성지의 풍경부터 운전기사 겸 가이드, 보호자인 김선지 교무와 이소영 교도에 대한 감사와 오랜 법연의 정이 세세하게 기록되었다. 어느덧 원로교도들과 문화기행을 다닌 지도 6년. “이분들이 안산교당의 큰 어른이시잖아요. 원로님들을 내 부모님이라 여기며 모시려고 해요.” 열정적인 도반들안산교당 1층 카페에서 법담하는 여섯 명 원로교도들의 입교연수만 합쳐도 300여 년. 고향도 대구, 제주도, 제천, 고창 등 각각 다르고 입교계기도 다르지만,
글. 양진경 신비와 낭만이 더해진 제주에는 전설처럼 내려오는 옛이야기가 있다. 바로 설문대 할망에 관한 제주섬이 빚어지게 된 설화이다. 옛날 옛적에 몸집이 아주 큰 설문대 할망이 있었다고 한다. 설문대 할망은 힘이 매우 장사였는데, 어느 날 치마폭에 흙을 가득 퍼 날라다 넓디넓은 푸른 바다 한가운데 붓기 시작했다. 얼마나 부지런히 날랐는지 바다 위에 섬의 형체가 만들어졌다. 또 섬 여기저기에 흙을 집어 여러 오름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섬 한가운데는 은하수를 만질 만큼 높은 산이 만들어졌는데, 그 산이 바로 한라산이다. 그러나 한라산
글. 김계원 교무 안녕하세요! 어느덧 원기 108년 12월입니다.지난 3월 1일 핀란드 반타 국제공항에 도착해서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의 서막을 알리는 태양을 마주했습니다. 태양은 밝게 모습을 드러냈지만 그래도 여전히 핀란드는 한겨울 자락이어서 온 세상이 하얗게 눈으로 덮여있었습니다. 공항에서 버스 정류장을 향하며 느꼈던 핀란드의 차가운 기온과 눈부신 설경이 저의 개척교화 서원에 신선한 긴장을 불어넣었습니다. 긴 호흡을 내쉰 후 마음을 다잡고 선교사무소가 있는 탐페레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9개월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제 이곳
취재. 조예현 기자 한가한 일요일 오후, 강남교당 4층 법당에 하나 둘 청년들이 모여든다. 반듯하게 놓인 방석에 자리를 잡고, 마음을 모아본다. 오늘은 약간의 설렘이 공존하는 분위기. 앞으로 2년간 청년회를 책임질 청년회장 선거가 있는 날이다. 3명의 후보(유고은, 봉수진, 이현성 교우)는 회장으로서의 포부와 다짐을 진솔하게 밝혔고, 일과 법회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를 묻는 재밌는 밸런스 게임을 진행하며 즐거운 선거를 치렀다. 후보 검증은 끝났다. 과연 누가 강남교당 청년회장으로 당선 되었을까? 공심 제일 청년회‘어둔 길, 괴로운
“정해진 자세는 없습니다. 편안한 자세로, 생각나는 그대로 바라보면 됩니다.”바삐 돌아가는 일상이 명상이 되는 순간이 있을까? 2023 명상 컨퍼런스 ‘meet mind(밋 마인드, 주최 문화사회부, 주관 소태산마음학교)’는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명상을 만나는 시간이었다. 11월 11일 원불교 원남교당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일상에서 영성과 명상을 실천하고자 하는 교도와 일반인들이 함께 했다. 첫 번째 명상 체험프로그램은 소태산마음학교 책임연구원 소문주 교도(홍제교당)의 생활 응용 명상 ‘마음을 챙기는 시간, 1분선(禪)’. 틈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