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는 힘이 있다. 난 맛있는 걸 먹으면 정말 행복해지는데,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먹는 음식은 더할 나위가 없다. 같이 밥을 먹으면 뭔가 더 가까워진 것 같은 기분도 든다. ‘가족’을 또 다른 말로 ‘식구(食口)’라고도 한다. 식구는 ‘한집에 살면서 끼니를 함께 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난 밥을 한 끼 같이 먹으면 괜히 소소한 정이 드는 것 같다. 음식 중에서도, 외식보다는 정성이 듬뿍 들어간 음식이 최고다. 마음에 콕 박힌! 생각나는 ‘밥상’이 우리네 마음속에 한두 개씩은 존재할 것이다. 나 또한 기억나는 음식들이 몇 가
제주에 와서 ‘뭐가 제일 힘들었냐’고 물어온다면! 단연 운전을 꼽고 싶다. 나는 매주 아이들 차량 운행을 나가고 있다. 일요일 오전 10시 30분 법회를 위해 8시 50분경 채비를 하고 교당을 나선다. 동쪽 함덕을 향해 달려 작은 어촌마을에서 학생 둘을 태우고 제주 시내로 나오는 길목에서 아이들을 차례로 태운다. 일요일이면 왕복 3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을 차 안에서 보내고 있다. 매월 제주국제훈련원에서 진행하는 청소년 캠프라도 가려면 동쪽 함덕에서 서쪽 애월까지 달려야 하니 왕복 운전은 4시간을 훌쩍 넘어버린다. 또한 제주도는 운전
작년 10월경 제주교당 독경대회가 있었다. 단별로 ‘참회문’을 암송하기로 하고, 참회문을 절반으로 나눠 두 단이 한 팀이 되어 앞부분과 뒷부분을 연습했다. 독경대회를 준비하는 기간 내내 교당 곳곳에서 단별로 독경 연습을 하는 목탁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독경 연습으로 교당은 후끈 달아올랐고, 독경 삼매에 빠져든 교도님들을 보고 있으면 나도 절로 공부심이 챙겨졌다. 일반법회 행사지만, 나도 행사에 동참해야겠다는 마음이 났다. 제주교당 청소년 법회에 나오는 아이들은 3세부터 15세까지 다양하다. 그중에는 교당을 오래 다닌 친구들도 있지만
“김로아를 부르면~?” 하고 물으면 “네네 교무님!” 이라고 야무지게 답하는 우리 로아는 제주교당의 마스코트! 만 3세 어린이다. 로아가 교당에 뜨면, 그 곳엔 웃음꽃과 행복꽃이 핀다. 교당에 오고 가는 모든 인연들이 모두 로아를 사랑하고 아껴준다. 올해 초, 처음 부임해 로아를 만났을 땐 로아가 낯을 많이 가려 목소리와 행동이 큰 나를 무서워했다. 그러나 하루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우리 로아는 제주교당 청소년 법회 최연소자로 내게 정말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로아는 3대가 함께 교당에 다니고 있다. 할아버지는 제주남원교당 김성국
글. 양진경 신비와 낭만이 더해진 제주에는 전설처럼 내려오는 옛이야기가 있다. 바로 설문대 할망에 관한 제주섬이 빚어지게 된 설화이다. 옛날 옛적에 몸집이 아주 큰 설문대 할망이 있었다고 한다. 설문대 할망은 힘이 매우 장사였는데, 어느 날 치마폭에 흙을 가득 퍼 날라다 넓디넓은 푸른 바다 한가운데 붓기 시작했다. 얼마나 부지런히 날랐는지 바다 위에 섬의 형체가 만들어졌다. 또 섬 여기저기에 흙을 집어 여러 오름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섬 한가운데는 은하수를 만질 만큼 높은 산이 만들어졌는데, 그 산이 바로 한라산이다. 그러나 한라산
벌써 해룡중학교 심심풀이 인성교육 수업을 한 지 3년째이다. 그간의 경험으로 인성교육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고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자신감도 생겼다. 그래도 수업날이면 학교로 곧장 가지 않고 마이쮸(츄잉캔디)를 사러 간다. 왜냐면 마이쮸의 스윗함이 학생들의 집중력을 이끌어내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마이쮸가 없었던 어느 날, 유독 그 수업시간은 많이 소란스러웠다. 자중시키느라 수업을 준비한 만큼 전달하지 못해 속상하던 차에 한 친구의 심한 욕설이 들렸다. 심심풀이 프로그램에 서로 욕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서명도 했는데…. 더군다나 교무님
글. 정다성 영광교당 학생회 중 향후 전무출신 지원자로 기대되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서원여행’을 다녀왔다. 지도교무인 영광교당 이은진 교무와 고등학교 1학년 학생 두 명이 함께했다. 일정은 당일로 익산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익산국립박물관, 원광대학교와 교학대 탐방, 중앙총부 성지순례, 원불교학과 기숙사 서원관을 방문했다. 마지막으로 이날 영산선학대학교와 원광대학교 예비교무 친목 모임인 ‘중앙교우회’가 진행 중이어서 영모전 기도식에도 동참했다. 사실 ‘중앙교우회’ 기도식에 동참하는 것이 가장 중점 프로그램이었다. 이유는 나의 예비
글. 정다성 영광교구 신흥교당 느티나무 지역아동센터 교무님과 직원 그리고 22명의 아이들이 3박 4일간 경남지역 통영, 고성, 거제 문화체험활동을 다녀왔다. 나는 매년 차량운전 보조로 함께 가 이번 문화체험에도 함께 하게 됐다. 첫날 고성 공룡박물관과 공룡 발자국 현장체험을 하고 두 번째 날에는 통영루지에 갔다. 루지는 방향조절과 브레이크만 가능한 조그만 자동차를 타고 내리막길을 레이싱 하는 게임이다. 아이들과 투닥투닥 재밌게 타고 싶은 마음에 음료수 내기를 하자고 경쟁심을 유발했다. 그런데 한 아이가 “아아, 교무님! 그러면 마음
후덥지근한 날씨가 이어지는데, 지난날 고장 난 내 방 에어컨은 아직 고치지 못했다. 여름, 시원하게 보내기 위해 ‘수리기사님을 불러야지’ 생각하면서도 이런저런 우선순위에 밀려오다가 결국 장마를 먼저 맞이하게 됐다. 가뭄은 해갈되어 다행이지만 내 방에는 습기가 찾아왔다. 급한 대로 제습기를 가져왔고 아직은 제습기로도 충분히 방이 쾌적했다. 뽀송뽀송해진 방에 선풍기를 솔솔 틀어두면 여기가 낙원 세상이다. 각자의 역할을 잘 해내는 제습기와 선풍기 덕에 에어컨 없이도 쾌적한 장마철을 보내고 있다. 요즘 청소년 여름훈련 준비가 한창이다. 이
글. 정다성 교화를 하다보면 예상외로 순조롭기도, 삐걱거리기도 한다.올해 상반기 교화는 예상과 반대로 흘러갔다. 학생회에서 대들보와 기둥, 서까래 역할을 하는 아이들이 타지역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게다가, 학업에 대한 무게감이 중학교 때와 달라서 학생들이 야간자율학습과 학원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져 법회에도 차질이 생겼다. 고등학교로의 진급은 교화에 있어 코로나19 보다 더 큰 타격이었다.갑작스러웠지만 소수일 때 할 수 있는 활동을 고민하고, 법회는 학생들이 적건 많건 정성스럽게 준비했다. 힘든 점보다 좋은 점에 집중하면서 또
글. 이성득 교무의 삶을 살면서 나는 이곳에 무엇 하러 왔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본다.“너의 출가서원이 무엇이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성불제중입니다”라고 대답을 한다. 성불제중이란 안으로 부처를 이루고 밖으로는 일체중생을 제도하겠다는 서원이다. 내 안으로의 서원은 스스로가 부처임을 믿고 확인하기 위해 간절한 수행정진의 공부가 되어야한다. 밖으로는 소태산 대종사와 성자들의 가르침으로 일체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교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 상동교당에 부임한지 1년이 지났다. 어린이, 학생, 청년들을 만나 법회를 보고 활동하면서 소중한 인연들에
글. 이성득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 2월 26일부터 28일까지 상동교당 학생 친구들과 서울교구로 ‘서원여행을’ 다녀왔다. 작년에 교정원 교육부에서 인재발굴지원금을 지원해주셔서 ‘어떻게 하면 가치 있게 활용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전무출신 서원을 생각해보는 친구들을 선정하고 마음에 서원의 씨앗을 키워갈 수 있도록 서원여행을 추진했다. 정읍시에서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문화체험과 서울에서 원불교 교화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간접 체험을 하고, 학생들이 전무출신 서원을 생각할 수 있도록 했다. 2박 3일 숙소는 강남교당으로 정했다. 그리
글. 이성득 교무 (상동교당) 일요일 오전 10시 상동교당 어린이 법회가 진행된다. 법회에 참석한 어린이 친구들이 서로 재미있게 놀다가도 경종 소리와 죽비 소리가 울리면 식순에 따라 온전하게 집중을 한다. 어린이 교도 중 7살 ‘초인’이는 가장 어리지만 형 누나들보다 독경을 열심히 한다. 아직 글씨를 잘 몰라 ‘일원상 서원문’은 따라하기 버겁지만 목탁소리에 맞추어 ‘영주’를 열심히 따라하는 모습을 바라보면 마음 한 켠에 훈훈함과 웃음이 절로 나온다. 영주를 외우고 기도를 하면 소원을 이루어주는 신비한 주문이라고 설명을 해주었다. 법
글. 이성득 (상동교당)어린이에서 학생회로 진급하는 친구들을 축하해주기 위한 법회계획을 세웠다.교당 학생회 임원들과 먼저 회의를 했다. 학생들에게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결산법회가 되고 초등학교에서 중학교에 올라가는 친구들에게는 진급법회이다. 어떻게 하면 서로 격려와 축하를 하는 유익하고 거룩한 법회가 될지 함께 고민을 했다. 결산 & 진급법회의 식순 초안을 짜서 전체적인 법회 분위기와 방향을 학생회 임원진들에게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법회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역할을 부여했다. 법회를 이끌어 가는 사회는 회장 교도가 맡고 다른 임
교화자의 보람글. 이성득 (상동교당)상동교당에 부임하여 어린이·1학생·청년법회를 담당하고 있다. 금요일 저녁 7시는 청년들을 만나고 토요일 오후 4시는 학생들을, 일요일 오전 10시에는 어린이들을 만난다. 내게 주어진 이 소중한 법회시간을 어떻게 구성하고, 각 교도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교리공부를 할지 연마하며 한 주를 보내다 보면 어느덧 법횟 날이 다가온다.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법회이기에 교당에 오는 어린이·학생·청년 교도들에게 정성을 다해 힘을 쏟고 있다. 청년법회는 주로 교리를 주제로 회화를 나누고 계문과 각자의 유·
글. 박지호10월 29일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참사가 일어났다. 11윌월 2일 참사현장에서 원불교 서울교구 청소년교화협의회 교무님들과 참사 희생 영가들을 위한 위령재를 지내고 왔다. 지하철역 1번 출구 앞에는 술과 음료, 조화, 영가들에게 보내는 편지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그리고 한 시민은 하루에 158송이의 조화를 개인적으로 사서 조문객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었다. 또한 많은 시민들이 발걸음을 쉽게 떼지 못하고 영가들을 추모하며 그 넋을 위로하고 있었다.11월 6일 전국 교당 일요법회에서 희생자들을 위한 합동위령재를 거행했
우당탕탕 청년 단합 운동회글. 박지호 교무·강남교당“그동안 짓누르고 있던 고민들을 잠깐이라도 홀가분하게 내려놓고 도반들과 뛰고 어울리는 시간이 너무 좋았습니다.” 청년 단합 운동회에 참여했던 청년의 감상이다.맑은 가을 하늘 아래, 10월 2일 일요일 오후, 청년들과 함께 단합 운동회를 진행했다. 직장생활과 학교생활, 또 취업준비 등 개인적인 문제들로 지친 청년들에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적절한 체육활동을 통해서 잠시 웃고 즐기며 쉬어가는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었다.단합 운동회 보름 전, 교당 주변 야외풋살장을 대여하며 준비를 시작했다
화요계문수다방글. 박지호 교무·강남교당매주 화요일 저녁 7시 30분은 청년들과 교리공부를 하는 시간이다. 작년에는 법타원 김이현 종사님의 을 1년간 함께 공부했다. 올해 1월 18일부터는 원불교대학원대학교에서 출판한 이라는 책을 가지고 매주 공부하고 있다. 아직 교리에 익숙하지 않고, 실천적인 교리를 중점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청년들과 교재 선정을 함께 했다.화요공부모임은 청년법회보다는 살짝 ‘가볍게’ 많은 것들을 열어두고 자신들의 고민과 평소 궁금한 점을 자유롭게 주고받는 시간이다. 장소도 청년들
우리의 완도 일지 글. 박지호 (강남교당)뙤약볕이 내리쬐는 7월 29일부터 31일까지 서울교구 서울·신촌·강남교당 청년담당 교무님과 청년 18명이 완도 청해진다원(철산농원)으로 봉공훈련을 다녀왔다. 청해진다원 선산 김덕찬 원장님의 지도로 청년들은 예초기, 전정기, 낫을 들고 무성해진 차밭을 정리하며, 각자의 마음 밭 잡초도 찾고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봉공훈련 이튿날 오전, 열심히 차밭봉공을 하던 중 소나기가 시원하게 내렸다. 도심 속 출근길과 퇴근길에는 소나기가 근심과 걱정으로 다가오지만, 이곳 완도에서는 한 줌의 단비와도 같았다
글. 박지호‘물욕을 줄이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근본적인 마음속 원인이 있는 걸까요? 보은하는 삶을 살아보려고 하는데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교당 청년들이 법의문답 법회에 제출한 질문들이다.이번 호는 법의문답 법회에 관한 이야기다. 강남교당에서 청년교화를 맡게 되면서부터 처음 두 달간은 매주 다른 설교 주제로 20분 정도의 설교를 준비하고 법회를 보았다. 두 달간은 정례법회 형식으로 보는데, 법회를 보는 내가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만일 내가 청년이라면 이 법회가 정말 재미있고 유익해서